엄마가 시키는 대로, 엄마의 잔소리를 잘 지키는 모범적인 지민이,
지민이는 잘 자라고 있는 걸까?
아이에게 미치는 엄마의 영향력은 아주 크다. 엄마의 말 한 마디에 아이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고 자존감이 떨어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엄마 입장에서는 관심과 사랑이 담긴 잔소리이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야단치는 소리로만 들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엄마에 대한 원망이 자랄 수도 있다.
엄마는 아이보다 항상 한 걸음 앞서 있다. 그래서 아이가 따라오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말이 먼저 나오게 된다. 하지만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노력 중이다. 그럴 때는 아이를 야단치거나 해야 할 일을 줄줄이 이야기해주기 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며 엄마가 도와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면 아이는 분명 달라질 수 있다. “숙제 했어? 양치질 했니?” 가 아니라 “다시 해보자. 좀 더 집중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엄마가 옆에서 도와줄게.” 하면서 격려해준다면 아이는 엄마의 잔소리 없이 스스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고, 그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잔소리 로봇》의 지민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엄마의 잔소리를 잘 지키는 모범적인 아이이다. 엄마의 잔소리 없이는 숙제도 못하고, 준비물도 챙기지 못한다. 어느 날, 지민이는 엄마의 잔소리가 가득 적힌 잔소리 노트를 잃어버린다. 잔소리가 없어 시원할 것 같지만 오히려 지민이는 혼란스럽다. 마치 하루를 통째로 잃어버린 것 같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미 지민이는 엄마의 잔소리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이가 된 것이다. 과연 지민이는 엄마의 잔소리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민이의 성장기를 읽으며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방법, 스스로 계획하는 하루를 보내는 법을 익혀 조금씩 어른이 되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