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 자 :오찬호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출판년 :2016-11-11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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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꿈꿀 수 있을까

아니꼬우면 공무원 하라는 한국사회의 잔혹한 현실




평범하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것은 고귀한 이상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평범한 중산층마저 ‘가난이 죄’라고 말하는 사회가 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20년을 살아도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며, ‘티끌은 모아봤자 티끌’일 뿐이다. 청년 문제를 말할 때 흔히 쓰는 ‘N포 세대’나 ‘금수저?흙수저’라는 단어는 웬만큼 기회가 있어도 이미 평등하지 못한 출발선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시대로 악화되었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소득을 비롯한 사회적 격차 간격이 큰 한국사회에서는 경쟁에서 뒤처지면 ‘뒤처진 것’ 그 이상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실패하면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강박과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사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여러 꿈’들은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짓밟힌다. 부모들은 늙어서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택하길 원하며, 당연히 학생들의 선망 직업 1위는 ‘공무원’이다. 수많은 이들이 안정성만을 좇는 것은 자신의 삶이 워낙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취업에 성공해도 비상식적인 사회생활을 버텨야만 한다.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9급 공무원 시험을 보는 사람이 해마다 증가하는 이유다. 이처럼 “한국에서 공무원 시험이 없었다면 진작 혁명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한국은 지옥 그 자체다. 그러므로 엄청난 수의 공무원 수험생들은 공공의 이익이 아닌 개인의 생존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버티는 삶을 피해 또 다른 경쟁을 선택한 사람들

그들은 왜 노량진에서 희망을 찾으려고 하는가




저자는 노량진에서 ‘공무원이 되고픈 사람들’을 밀착취재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개인이 누려야 할 평범한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 한국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친다. 각종 스펙을 요구하는 취업 경쟁에서 밀려난 명문대 학생, ‘지잡대’ 출신이라는 불평등을 피하고 싶은 지방대 학생, 부당한 월급과 노동에 지친 비정규직 노동자, 저녁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회사원, 오십 살도 안 되어 은퇴한 중년, 사회 경력이 단절된 주부, 수능 대신 공무원 시험을 선택하는 고등학생, 공무원 말고는 사회 진출이 불가능한 장애인 등 이들이 공무원 시험을 결심하게 된 이야기를 하나로 모으면 ‘가장 객관적인 한국의 모습’이 완성된다. 각 계층의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없는 ‘헬조선’에서 그나마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유토피아는 ‘9급 공무원’뿐이다.

특히 이 책의 2부에서는 노량진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수험생들이 어떻게 시간을 관리하며 생활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모든 것이 공무원 시험공부에 최적화된 노량진은 마치 도시 속에 떠 있는 섬처럼 속세와 차단된 공간이다. 이곳엔 다양한 고시학원, 스터디룸, 독서실, 뷔페형 식당, 컵밥 거리, 코인 노래방 등 공시생들의 수험 생활을 위한 맞춤형 시설이 즐비하다. 좋은 자리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새벽 6시에 학원으로 향하고, 점심 먹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컵밥을 먹으며 영어단어를 외우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한 문제라도 더 맞추기 위해 암기방을 활용하는 등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생활하는 공시생들의 꿈은 오로지 ‘합격’뿐이다. 단번에 합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기에, 노량진의 열기는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이런 공시생들에게 ‘도전 정신이 없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무기력한 청춘’이라는 수식을 과연 붙일 수 있을까.





‘공무원만이 희망’인 사회에 미래는 없다

누구나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사회의 조건




한국에서는 개인이 존엄하게 살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민주주의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교육이 전혀 없다. 그래서 한국은 비판할 지점들이 너무나 많음에도, 비판이 사라진 사회가 되었다.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도리어 ‘진지충(蟲)’이라고 조롱하며, ‘왜 이렇게 경쟁해야 하는가’라는 대안 없는 비판보다는 ‘어차피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순응을 바탕 삼아 ‘경쟁에서 이길 묘수를 찾는’ 대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공무원만이 희망’으로 귀결되는 논의는 결국 불합격자 숫자를 엄청나게 늘릴 뿐이고, 몇 년을 노력했지만 얻은 건 허송세월뿐인 사람들이 변변치 않은 일자리에 미래를 맡겨야 하는 악순환을 만들 뿐이다. 공무원 시험이 개인에게 ‘탈출구’로 인식되면 현실의 부조리가 덮여버린다.

저자는 “한국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공무원이란 길’을 선택하지 않을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수험생들에 대한 위로도,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에 분노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았으면 한다”고 희망한다. 또한 공무원이 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청춘의 모습을 보려면 어떤 논의를 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질문한다. 한국사회는 지금껏 선택한 가치들의 근본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은 그저 현실에 안주하려는 속성이 강한 청춘들이 아닌, 현재를 만들어낸 한국인 모두를 향한 질문이다. 적어도 아이 때만이라도 대통령과 같은 비현실적인 꿈을 마음껏 꿀 수 있는 사회로 바뀌려면, 지금 한국사회는 어떤 ‘현답’을 찾아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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