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담긴 엿날 이야기
노경실 창작동화 '나는 내가 좋아요'를 기억하십니까? <푸른나무 저학년> 시리즈의 첫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드디어 '푸른나무 저학년' 제2탄을 선보입니다! 이번에는 민족의 역사와 향기가 배어있는 전래동화, 그 중에서도 웃음과 해학이 담긴 이야기들을 모았습니다. 옛 사람들의 톡톡 튀는 재치와 익살이 담뿍 '양초로 국을 끓여』. 제목부터 범상치 않지요? 흔치 않은 옛이야기 1O편이, 옛이야기 박사 김원석 선생님의 입담으로 살아났습니다.
파랑부채 빨강부채
'할망구, 여기 앉아 보구려. 내가 부채질해 줄게.'
'살다 살다 별일 다 보겠구랴. 덥다구 부채질까지 다 해 주시구.'
할머니는 영문도 모르는 채 할아버지 앞에 앉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빨강부채를 펴 들고 할머니 얼굴을 향해 휙휙 부쳤습니다.
'아이구, 시원하다. 그 바람 정말 살찌겠는데.'
할머니는 자기 코가 길어지는 것도 모르고 좋아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 코가 길어지는 것을 눈치 채기 전에 얼른 파랑부채로 바꿔 부쳤습니다.
길어지던 할머니 코가 점점 줄어들어 제 모습대로 되었습니다.
'틀림없이 요술 부채구나. 이 부채로 돈을 벌어 편안하게 살아야지.'
할아버지는 파랑부채 빨강부채가 요술 부채라는 걸 알아차린 순간 나쁜 마음이 생겼습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