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의 신'으로 불리며 현대 발레사에서 가장 중요한 무용수로 꼽히는 바슬라프 니진스키의 일기이다. 니진스키가 쓴 일기 원문을 그대로 옮겨 그의 육성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이 일기는 니진스키가 생의 마지막 시기인 동시에 정신질환자로서의 삶이 시작되던 시기에 쓰여졌다.
일기에서 그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벌거벗은 내면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천재 예술가가 의식과 무의식을 드나들며 위태롭게 써내려간 이 일기는 '앵그리 영맨(Angry Youngmen)'의 기수 콜린 윌슨이 '아웃사이더가 직면하는 문제의 기록 가운데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만큼 패배한 인간이 쓴 기록으로는 유일한 것'이라고 평했을 정도이다.
이 책은 발레 예술에 조예가 깊은 옮긴이가 20세기 초 유럽 문화계의 상황과 니진스키의 삶, 그가 안무하거나 출연한 수많은 발레 명작에 대해 충실한 주석을 달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역자 해설은 일기 원문만으로 알 수 없는 니진스키의 삶과 그의 발레 인생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어린 시절의 모습부터 '사육제', '장미의 정령', '봄의 제전' 등 발레 장면을 비롯해 여러 미공개 사진을 삽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