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전, 한반도를 휩쓸었던 전쟁의 기억은 이제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아직도 곳곳에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불안한 곳입니다. <고삐>의 작가 윤정모 씨는 이 책을 통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피난을 떠난 텅 빈 마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필동이네뿐입니다. 어머니가 해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폭격이 시작되고 낯선 군인들이 들어오자 필동이는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탑골 절에 주둔했던 인민군들이 철수하는 대신 스님에게 맡기고 간 담선이는 필동이네서 잠시 지내게 되고, 두 아이는 서서히 가까워집니다.
고아가 된 북한 소녀와 피난을 가지 못하고 마을에 남은 남한 소년의 애틋한 만남은, 전쟁이라는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아야 할 '휴머니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