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같지 않은 신인 작가 김종호의 첫 소설집으로 중편 2편과 단편 6편을 묶은 책이다. 낯설고 신선한 이미지들이 작품의 곳곳에 살아 있다. 주로 죽음에 대한 신화적, 심리학적인 모티프와 사건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표제작인 <검은 소설이 보내다>나 <메멘토 모리 : 이미지의 무덤> 같은 작품들이 여기에 속한다. 동화나 설화 같은 형식을 취하거나 아예 연극적 형식을 취하기도 했다.
표제작 <검은 소설이 보내다>는 글쓰기라는 자동사의 행위 자체가 소설의 주인공이고 저자는 오히려 그 글쓰기에 의해 구성되는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맡는다. '글쓰기' 자체가 저자를 써 내려가고, 욕망과 무의식이 주체를 쓴다. 작가는 이를 '검은 소설'이라 명명했다. 이렇듯 이 소설집은 이 세상과는 또 다른 현실 속에서 이미지와 상상이 실재를 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