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남북을 묻지 않는다

역사는 남북을 묻지 않는다

  • 자 :심지연
  • 출판사 :소나무
  • 출판년 :2001-04-30
  • 공급사 :누리미디어 전자책 (200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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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노촌 이구영 선생의 팔십 년 이야기를 구술받아 1998년 펴낸 의 개정판. 신영복 교수가 대담을 통해 노촌 선생이 사상적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을 정리하고 '이산문학회' 제자들이 사진 및 자료를 수집분류한 책이다.역사라는 긴 시간의 눈으로 볼 때, 남북 분단의 한국 현대사는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더 나아가 그 안에서 치열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실존적인 개인들의 삶은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역사는 과연 어떤 삶이 정당했고 어떤 삶이 비겁했다고 기록할 것인가? 아니면 남의 편에 섰든 북의 편에 섰든 가리지 않고 그들 삶의 진실성만을 평가할 것인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온 몸으로 살아낸 노촌 이구영 여기 그러한 질문에 답할 만한 역경의 80년 삶이 있다. 신간 {역사는 남북을 묻지 않는다}는 그 삶의 궤적을 좇아가는 숨가쁜 여정이다. 충청도 땅에서는 이름만 대면 다 알아주는 양반의 후손이자 의병의 후예로 태어난 이구영. 그는 철저한 유학 교육과 반일 의식을 이어받은 유생의 마지막 세대였다. 열여섯에 결혼을 한 이구영은 같은 해 처음으로 상경 길에 오른다. 그러나 서울에 살던 친척들이 만나자마자 그를 이발소에 데려가 상투를 자르게 할 정도로 구식이었다. 완고한 유학자이신 아버님에게 죄를 지었다는 생각으로 그는 한동안 고향에 내려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순박한 청년 선비였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조류는 거스르기 어려운 힘이었다. 어쩌면 유유자적한 은둔자의 삶을 살았을지도 모를 그가 격동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은 그 거스를 수 없는 시대 조류의 힘이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서울로 유학 온 그는 자연스레 사회주의 사상을 접하게 되었고, 오히려 그 속에서 유학에서 추구하는 대동大同 세상에 이르는 현실적인 통로를 발견하게 된다. 그에게 유학은 죽어 있는 훈고학이 아니라 살아 숨쉬면서 늘 새로운 피를 수혈 받기 원하는 이상주의 그 자체였던 것이다.그는 철저하고 활동적인 사회주의 실천가가 되었고 독서회 사건으로 일제의 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다가 일년만에 반죽음이 되어 나온다. 이러한 형무소와의 악연은 그의 인생에 유달리 자주 그리고 길게 등장한다. 해방이 되자 이십대 중반의 청년 이구영은 새 조국 건설에 온갖 정열을 기울인다. 동지들과 삐라를 제작하고, 조직 활동을 벌이고, 가문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중 선동에 나서는 등 물을 만난 고기처럼 난생 처음 빛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황금 시대는 너무나 짧았다. 몽양 여운형, 백범 김구, 박헌영 등 당파를 초월하여 건국 구상을 함께 나눌 만큼 열린 그였지만 빨치산 사건으로 이제는 대한민국의 적이 되어 다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 때 그를 고문했던 형사는 그의 인생에 악연 중의 악연으로 다시 등장한다. 한국 전쟁이 터지자 그에게 남겨진 유일한 선택은 가족과 헤어져 홀홀 단신 북쪽으로 향하는 것뿐이었다. 무수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살아남자 그 앞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사회주의 시대가 펼쳐져 있었다. 나름대로 북한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던 그는 새로 결혼도 하고 어느 정도 북한에서의 생활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 즈음 중앙당의 호출을 받게 된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간첩을 해!"라는 의혹의 소리를 지금도 자주 들을 만큼 어울리지 않는 명령이었지만, 그는 당의 명령에 순종하게 된다. 혹독한 남파 공작 훈련을 마치고 드디어 남파 공작원으로 서울 땅을 밟았지만, 그의 간첩 생활은 참으로 짧았다. 남파 두 달만에 남녘 항구 부산을 헤매다 역 앞에서 우연히 10년 전 그를 고문했던 형사의 눈에 띄어 붙잡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22년간의 옥살이. 전향 공작과 고문, 중구금으로 점철된 피눈물나는 옥살이는 이제 일반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그 살벌한 감옥에서도 자신의 가문이 소장하고 있던 호서湖西 의병들의 활약상을 번역 정리하는 등 선비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이러한 생활 태도는 폭압적인 정권에 의해 구금된 양심수들에게 감화를 주어 이른바 감옥 제자들이 생기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이 책을 쓴 심지연 교수와 대담을 한 신영복 교수이다. 스승의 날에 삶의 스승께 바치는 책 감옥에서 나온 후 선생은 이문학회以文學會를 설립하고 한문 및 전통 교육에 전념하여 많은 제자들을 키워오셨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이문학회의 제자들을 비롯해 많은 성원과 지지가 있었다. 80세를 맞는 노 스승에게 스승의 날을 맞아 제자들이 바치는 이 책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자신의 삶에 새겨 놓은 스승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또한 남과 북에 따라, 정치적 입장의 차이에 따라 선생의 삶은 다르게 평가할 수밖에 없겠지만, 과연 역사는 그리고 우리 동시대인들은 그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목적은 오직 하나이다. 이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온 노촌 이구영 선생의 ― 오랜 꿈에서 깨지 못하던 조선 봉건 시대, 굴욕에 찬 일제 식민지 시대, 새로운 희망으로 용트림하던 해방 후 건국 시대, 광포한 전쟁 시대를 거쳐 잠시 동안의 안정기였던 사회주의 시대, 그리고 끝없는 어둠의 세월인 22년간의 옥살이. 마침내 세계화된 자본주의 시대를 횡단하고 있는 ― 삶을 우리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바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모든 독자들에게서 얻고자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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