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를 그린 화가, 고야

야만의 시대를 그린 화가, 고야

  • 자 :박홍규
  • 출판사 :소나무
  • 출판년 :2002-07-29
  • 공급사 :누리미디어 전자책 (200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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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대표적 스페인화가 고야(Goya)가 주제이나, 현대스페인이나 한국사회에 대한 비평이 자유롭게 녹아있는 특이한 미술책.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법학자로서,『내친구 빈센트』『오노레 도미에』등에서 경직되지 않은 글쓰기를 보여주었던 저자가 고야의 그림 속 괴물의 정체를 당시 스페인의 상황과 연결해 풀어내었다. 흔히 고야는 화려한 궁정 초상화나 연작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고약한 고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이한 주제와 거친 화풍을 구사하였다. 이탈리아의 미술사가 벤투리는 그런 고야를 '고대 시가 호머에서 출발하듯이 현대 회화는 고야에서 시작된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저자 역시 고야의 작품이 비너스로 대표되는 고전적 미의 규범에 어떻게 위배되는 가를 살피며, 이를 통해 그가 저항하려했던 유형, 무형의 권력을 찾아낸다. 이 책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서론, 혹은 총론 격인 1장에서는 스페인과 한국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본론에 해당하는 2, 3, 4장에서는 고야의 삼과 예술을 시간 순으로 따라 내려온다. 특히 망명객으로 이국 땅에서 지내면서도 새로 발명된 석판화를 배워가며 작업했던 노년에 대한 묘사가 감동적이다. 5장에서는 19, 20세기의 근현대 스페인의 문화, 사회상을 ?고, 고야 작품과의 연관성을 찾아보았다.1. 인간의 삶, 폭력과 광기라는 괴물에 참혹하게 잡아먹히다 우리는 고야의 그림을 마음 편하게 볼 수 없다. 온통 괴물과 광기, 참혹과 전율로 가득한 고야의 그림은 우리를 끊임없이 불편하게 만든다. 결코 커피를 마시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조용히 감상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야의 그림들이다. 그의 그림 속에서 인간들은 팔 다리가 잘려 피가 뚝뚝 떨어지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참혹한 고문에 신음한다. 더 이상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기꺼이 야만의 세계로 되돌아 가버린 자신의 시대를, 고야는 ‘있는 그대로’ 그리고 처참할 만큼 ‘구체적으로’ 그렸다.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데가 이 카세는 고야를 괴물이라고 했지만(76쪽), 고야는 괴물이 아니다. 그는 단지 괴물을 그렸을 뿐이다. 결코 고야가 병적인 상상력을 가진 괴물이라서 괴물을 그린 것이 아니다. 고야의 이성은 결코 잠들어 있지 않았다. 그가 보여 주고자 한 것은, 잠든 이성 뒤로 나타나는 인간의 악마성(표지그림 참조), 더러운 돈과 권력의 폭력성, 삶의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온갖 괴물스럽고 변태적인 욕망의 광기들이었다. 권력이란 본질적으로 추악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화가들은 그것을 아름답게만 그렸다. 그러나 고야는 그런 폭력과 광기라는 괴물에 뜯어 먹히는 인간의 삶을 그림으로써, 귀족과 성직자들의 나태한 시대 정신 뒤에 버려진 민중들의 고난한 삶을 구체적으로 고발했다. 인간을 억압하고 차별하며,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며 비합법적인 권력을 로, 즉 더러운 괴물을 더럽게 그린 최초의 화가였다. 2. 한국에서의 고야, 외설과 오해 그리고 금기에 갇히다 고야는 그 동안 한국에서 외설과 금기라는 감옥에 갖힌 수인과 마찬가지였다. 고야는 유화로 단 한 점의 나체화 (그림 33, 161쪽)를 그렸는데, 이 그림은 당시에도 고야를 이단 심문소에 소환 당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숱한 평자들로 하여금 그를 외설 작가로 오해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이 고야를 나체 화가나 방탕한 색마로 묘사는 낭만주의적 견해들이었다. 그러한 영향은 일본의 작가 홋타 요시에堀田善衛가 쓴 작품(?고야?, 김석희 옮김, 한길사, 1998)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저자 박홍규는 고야에 대한 이러한 주관적 외설 혐의에 대해 단호히 반대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외설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 요시에의 책이 지닌 한계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요시에의 책이 4년간 신문에 연재되었던 신문 소설이었기에 허구적인 측면이 너무 많고, 최근의 미술사적 연구를 참고하지 않았으며, 미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많은 오류를 저지렀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예를 들어, 만년의 걸작 판화집인 (4장 2절)와 (4장 5절)에 대해 요시에는 이상한 그림들이라고 단순하게 평가를 내릴 뿐이다.) 아무튼 우리로서는 일본작가의 책을 우리 나라 사람이 쓴 올바른 고야 평전을 가지고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흔히 고야는 근대 미술의 혁명아이고, 피카소는 현대 미술의 혁명아라고 한다. 근현대 미술이 모두 스페인 화가에게서 출발한 셈이다. 인류의 미술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의 들소 그림에서 시작되는데, 그렇게 힘찬 동물은 근현대 화가의 작품 중에서는 고야와 피카소에게만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카소의 과 고야의 은 모두 한국에서 금지되었다. 두 그림이 한국에서 금지된 것은 이데올로기와 문화에 대한 전체주의적 견해가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 박홍규는 이 두 그림의 예를 통해서, 단순히 고야에 대한 평전을 넘어, 한국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획일주의적인 문화 이해와 가치관까지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3. 박홍규의 , 로 완성 저자 박홍규는 그 동안 소나무 출판사에서 ?내 친구 빈센트?(1999)와 ?오노레 도미에―만화의 아버지가 그린 근대의 풍경?(2000)을 출간했다. 이번 책은 앞의 책과 묶어 연작의 결정판을 이룬다. 저자는 앞의 두 책에서 미친 천재 화가로 오해된 반 고흐를 지적인 노동 화가로 재조명했고, 역시 한국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도미에를 프랑스 근대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새롭게 재검토했다. 그의 이런 작업은 윌리엄 모리스를 아나키스트로 평가하고.(?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개마고원, 1998 저술), 오리엔탈리즘의 문화 식민주의를 경계하려고(?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 교보문고, 1991번역) 노력해 온 것들과 일맥상통하다. 국내 저술로는 아직 이렇다고 할 만한 고야 책이 없다. 위에서 언급한 홋타 요시에의 일본 책 번역서를 제외하면 화보 수준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즉 우리 나라에는 새로운 고야상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고야에 대한 평가나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또한 국내외에서 출판된 1권 짜리 고야 화집에 실린 그림들은 대체로 유화들을 중심으로 편집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유화보다는, 고야가 민중의 삶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판화와 소묘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20년 동안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을 위시하여, 여러 미술관에서 고야의 그림을 보면서, 기존의 견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고야를 바라보았다. 그 결과, 저자는 를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미술에 대한 평론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들에게 인문사회과학적 질문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고야를 낳은 스페인의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을 펼쳐 보이고, 그 속에서 스페인과 한국이 동족 상잔의 내전과 독재 정권의 고통(스페인 내전, 프랑코 정권) 등을 함께 경험한, 특이한 나라라는 점도 다루고 있다. 또한 더 나아가 고야의 그림을 통해, 시대와 이데올로기, 민족과 국가를 넘어, 인간이 지녀야 할 존엄성과 다양성에 대한 저자 자신의 신념에 찬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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