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비밀-시경과 초사편

한시의 비밀-시경과 초사편

  • 자 :김근
  • 출판사 :소나무
  • 출판년 :2008-01-03
  • 공급사 :누리미디어 전자책 (200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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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의 비밀』은 『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욕망하는 천자문』의 김근 교수가 권력과 노래가 연출하는 애증의 쌍곡선이 "중국 문화" 를 이해하는 키워드라는 시각으로 중국 시에 접근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의 고전인 『시경』과 초사를 다루며 권력과 문화의 관계를 구명하고 있다. 시집이 경전이 되고, 2,500여 년 전에 이미 국가에서 예산을 들여 노래를 수집하고, 고위 관료를 뽑는 데 시짓기로 성적을 매기고(과거),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시인이 혁명가가 되는 그런 중국의 역사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이성적인 인물로 여겨온 공자를 사상가이기 이전에 시인이요, 음악가였다는 것이다는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순임금의 음악을 듣고는 석달 동안 고기 맛을 잊었다”라든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등의 언행이 수긍되는 것은 바로 이 흥을 느낄 줄 아는 감성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들뢰즈, 라캉, 지젝 등의 서양 철학을 중국 시에 대한 접근의 분석 도구로 사용하며 궁극적으로 동양 문화에서 노래와 시가 갖는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중국 역사 속 신라의 서라벌이 일 년 내내 노랫소리가 그치지 않았다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 역시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이기에, 동양 문화 속 또 다른 노래인 중국의 '시'를 다룬 이 저서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시의 속살을 통해 읽는 중국 문화의 원형질 2001년 4월 1일, 중국 남해안. 정보를 수집하던 미공군의 정찰기가 중국 공군의 요격을 받아 해남도海南島에 불시착했다. 그런데 당시 국가주석이던 장쩌민은 때마침 미국을 방문하고 있었다. 기자들은 장쩌민의 숙소로 달려가 이 돌발 사건에 대한 국가주석의 입장을 물었다. 이때 장쩌민은 다음과 같은 시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침에 백제성을 떠날 때 자욱한 구름 사이에 있더니 朝辭白帝彩雲間 천리 밖 강릉을 한나절 만에 돌아왔네千里江陵一日還 양쪽 강변에 원숭이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 가운데 兩岸猿聲啼不盡 경쾌한 배는 벌써 첩첩 산중을 지났네 輕舟已過萬重山 이백李白의 절구絶句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이 아닌가. 이 시는 이백이 귀양을 가다가 백제성에서 사면을 받고 쓴 시다. 복직하라는 황제의 명을 대하고는 뱃길을 돌려 날듯 돌아오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장쩌민은 역사적인 미국 방문을 통해서 미국과 화해 무드를 조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중대한 사건이 터졌다. 설상가상 미국에 머물고 있던 그로서는 대답하기가 무척 난감했다. 미국의 불법적 침략 행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중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될 것이다. 반대로 강경하게 나가면 모처럼 이루어진 화해 무드가 깨질까 걱정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난감한 심경과 향후 대처 방안을 이백의 시를 인용해 에둘러 표현했다. 아무리 어렵고 험한 문제라도 순리대로 처리하면 금방이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암시였으리라. 결국 이 암시를 눈치 챈 미국이 공식적으로 사과하자, 과연 11일 만에 승무원들과 기체를 아무런 대가 없이 송환했다. 이 예화는 중국 문화에서 시가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시는 시인이라는 개별자가 자신의 감회와 바램을 노래한 것이지만, 그것이 중국 사회라는 유기체 속에서 매개 콘텍스트로 유통될 때에는 전혀 다른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천심은 민심을 통해 그 모습을 들어내고, 민심은 노래가락을 통해 그 속내를 드러내는 법이니, 천하를 꿈꾸는 자여 어찌 노래를 등한시할 수가 있겠는가? 이 권력과 노래가 연출하는 애증의 쌍곡선이 중국 문화의 특질이라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만이, 시집이 경전이 되고(『詩經』), 2,500여 년 전에 이미 국가에서 예산을 들여 노래를 수집하고(國風), 고위 관료를 뽑는 데 시짓기로 성적을 매기고(과거),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시인이 혁명가가 되는(모택동) 그런 문화 지형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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