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비평이 누구에게나 읽히는 평문이 될 때, 비평의 자기 자리는 지켜질 것이다. 나의 일차적 관심은 비평을 독자들이 읽을 수 있는 평문으로 만드는 데 있다. 비평이 누구에게나 읽히는 평문이 될 때, 비평의 자기 자리는 어느 정도는 지켜갈 수 잇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의 계기는 '대화적 비평론'을 모색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비평이 지닌 본질 중의 하나가 문어화된 텍스트를 구어화 상태로 재해석해내는 일이다. 그런데 이 재해석을 통한 표현방식은 독자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길의 모색으로 나타나야 한다. 문어상태의 텍스트가 문어상태 그대로 해석되고 있기에 읽히지 않는 평문이 된다면, 이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텍스트에 실린 문어는 화석화된 상태로 있기에 여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비평가가 해야 한다. 텍스트의 의미를 살아 있는 상태로 쉽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학비평은 그 성격상 논리와 개념을 필요로 하기에 그 내용 자체가 일반 대중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은 못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늘 열어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평가는 읽히는 평문쓰기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야 한다.